스타벅스 '탱크데이'부터 배재고 야구장까지, 왜 5·18은 자꾸 조롱의 소재가 될까
2026. 7. 14. 22:13ㆍLife/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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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탱크데이'부터 배재고 야구장까지, 왜 5·18은 자꾸 조롱의 소재가 될까
지난 5월, 스타벅스코리아가 텀블러 할인 행사 이름을 '탱크데이'로 짓고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함께 써서 내놨다가 대표이사가 경질되고 한 달 만에 결제액이 200억 원 넘게 빠지는 초대형 불매 사태를 겪었습니다. 그런데 한 달여 뒤, 이번에는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경기장에서 서울 배재고 야구부가 광주제일고를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외치는 일이 벌어지며 다시 한 번 논란이 커졌습니다. 두 사건 모두 표면적으로는 '별생각 없이 던진 말 한마디'처럼 보이지만, 왜 이렇게까지 큰 파장을 낳았는지 이해하려면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역사적 맥락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정치적 입장을 떠나, 사실관계를 순서대로 정리하고 이 논란을 둘러싼 여러 시각을 균형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목차
1. 사건의 전말: 탱크데이에서 '스타벅스 가야지'까지
2. 왜 이렇게까지 문제가 됐을까 - 5·18과 두 개의 역사
3. "몰랐다"는 해명과 반복되는 논란 사이
4. 마무리
#1. 사건의 전말: 탱크데이에서 '스타벅스 가야지'까지
1) 5월 18일,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프로모션
지난 5월 18일, 스타벅스코리아는 텀블러 할인 판매 행사를 진행하면서 이름을 '탱크데이'로 짓고,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함께 사용했습니다. 문제는 이날이 다름 아닌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이었다는 점입니다. '탱크'라는 단어는 1980년 계엄군이 시내에 진입할 때 동원된 장갑차와 전차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했고,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는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이 발표했던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문장을 연상시켰습니다.
결국 이 프로모션은 5·18 민주화운동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즉 한국 현대사에서 국가 폭력으로 시민이 희생된 두 사건을 동시에 희화화했다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이벤트는 즉시 중단됐고, 국내에서는 관련 규격의 텀블러 판매가 중단되면서 홈페이지에서도 조회가 불가능해졌습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책임을 물어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경질하고 대국민 사과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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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좀처럼 가라앉지 않은 불매 움직임
사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이탈은 계속됐습니다. 모바일인덱스 집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6월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금액은 1,003억 9,000만 원으로, 5월(1,211억 9,000만 원)보다 약 208억 원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스타벅스 앱 월간 사용자 수도 819만 명에서 706만 명으로, 한 달 새 113만 명가량(약 13.8%) 급감했습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구매한 텀블러의 스타벅스 로고를 네일리무버 등으로 지워버리는 이른바 '탈벅(스타벅스 탈퇴)' 인증 게시물까지 확산됐고, 특히 광주에서는 시민단체가 광화문광장에서 규탄 시위를 여는 등 불매 운동이 조직적으로 번져나갔습니다.
| 시점 | 주요 내용 |
|---|---|
| 2026.5.18 | 스타벅스 '탱크데이' 텀블러 프로모션 진행, 논란 발생 |
| 2026.5월 말 | 정용진 회장, 대표이사 경질 및 대국민 사과 |
| 2026.5월 말~6월 | SNS 중심 '탈벅' 인증, 불매 시위 확산 |
| 2026.7.4 | 6월 결제액 200억 원↓, 앱 사용자 113만 명↓ 집계 발표 |
| 2026.6.29 | 배재고 vs 광주제일고 경기서 '스타벅스 가야지' 구호 논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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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야구장에서 되풀이된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인 6월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배재고와 광주제일고의 경기에서 새로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배재고가 6-2로 앞서던 8회초, 배재고 더그아웃에서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응원 구호가 터져 나온 것입니다. 광주를 연고로 한 광주제일고를 향해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을 연상시키는 말을 던진 것으로 해석되면서, 5·18을 조롱했다는 비판이 다시 한 번 확산됐습니다.
구호가 나오자 광주제일고 코치진은 즉각 "스타벅스가 왜 나오느냐", "적당히 하라"며 항의했고, 심판진에도 항의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심판진은 배재고 측에 주의를 줬고, 배재고 코치진이 선수들을 제지하면서 경기장 내 상황은 일단락됐습니다.
#2. 왜 이렇게까지 문제가 됐을까 - 5·18과 두 개의 역사
1) 5·18 민주화운동, 가볍게 다룰 수 없는 이유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광주와 전남 일대에서 신군부의 계엄 확대에 저항하던 시민들을 계엄군이 무력으로 진압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입니다. 이후 1997년 5월 18일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됐고, 관련자 명예회복과 국가 차원의 예우가 이뤄졌으며, 201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도 등재됐습니다. 신군부 핵심 인사들은 내란 및 반란 혐의로 사법처리돼 1997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습니다. 즉 5·18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해석이 엇갈리는 정치적 사건'이 아니라,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법적으로도 정리된 민주화운동입니다.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가 연상시킨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1987년 경찰의 물고문으로 사망한 박종철 열사에 대해 당국이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고 발표한 것이 뒤늦게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고, 이는 그해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습니다. 두 사건 모두 국가 폭력으로 시민이 희생됐다는 공통점이 있고, 그만큼 마케팅 소재나 농담거리로 소비되기 어려운 무게를 지닌 역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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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역 비하 정서와 겹쳐진 문제
이번 논란이 더 예민하게 받아들여진 데는 5·18을 희화화하는 것이 단순한 역사 왜곡을 넘어, 광주·전라도 지역 전체를 겨냥한 지역 비하 정서와 맞물려 있다는 점도 작용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일각에서는 오래전부터 5·18을 조롱하거나 부정하는 표현이 특정 지역 출신을 향한 혐오 표현과 함께 쓰여온 역사가 있고, 이 때문에 2021년에는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을 통해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역사왜곡을 처벌하는 조항까지 신설된 바 있습니다.
(1) 정리 - 두 사건이 유독 예민하게 받아들여진 이유
① 5·18과 박종철 사건 모두 국가 폭력으로 시민이 희생된, 법적·역사적으로 정리가 끝난 사안입니다.
② '탱크', '책상에 탁' 같은 표현은 우연이라 보기엔 두 사건을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컸습니다.
③ 5·18 조롱이 특정 지역에 대한 비하 정서와 오랫동안 얽혀 있었다는 배경이 반발을 더 키웠습니다.
② '탱크', '책상에 탁' 같은 표현은 우연이라 보기엔 두 사건을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컸습니다.
③ 5·18 조롱이 특정 지역에 대한 비하 정서와 오랫동안 얽혀 있었다는 배경이 반발을 더 키웠습니다.
#3. "몰랐다"는 해명과 반복되는 논란 사이
1) 배재고 선수의 해명, 그리고 학교의 사과
서울시교육청 조사에서 해당 구호를 선창한 선수는 "정확한 의미를 모르는 상태에서 원래 있던 다른 응원가를 개사해 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재고 역시 학교 홈페이지에 "우리 학교 일부 학생선수의 부적절한 응원 구호로 인해 광주제일고 선수단과 학부모님, 동문 여러분, 그리고 광주 시민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 깊은 상처와 실망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사과문을 올리고, 해당 선수를 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하는 한편 야구부 전원을 대상으로 스포츠맨십·인권감수성·공동체 의식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배재고 측은 실제로 광주를 찾아 사과의 뜻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스포츠공정위원회에 회부해 징계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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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두 가지 시선이 부딪히는 지점
이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둘로 나뉩니다. 한쪽에서는 10대 선수 개인이 정확한 맥락을 모른 채 유행처럼 떠도는 표현을 따라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둡니다. 실제로 학교 측 조사에서도 고의적인 역사 왜곡이나 지역 비하 의도보다는, 이미 인터넷과 또래 사이에서 '밈'처럼 소비되던 문구를 별생각 없이 응원가에 넣었다는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미성년자인 학생 선수 개인에게 어른 수준의 역사 인식과 책임을 곧바로 묻는 것은 과도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몰랐다'는 해명이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스타벅스라는 대기업의 마케팅팀조차 역사적 맥락을 점검하지 못해 논란을 일으킨 상황에서, 그 여파로 만들어진 조롱성 표현이 채 한 달도 안 돼 학생 스포츠 현장까지 무비판적으로 옮겨갔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라는 것입니다. 의도와 무관하게 특정 지역과 그 지역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상처를 준 결과가 남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과 재발 방지 노력은 별개로 다뤄져야 한다는 시각입니다.
(1) 정리 - 엇갈리는 시각
① "고의적인 역사 왜곡이라기보다 또래 문화 속 무분별한 밈 소비에 가깝다"는 시각
② "의도와 무관하게 결과적으로 지역 비하와 역사 조롱이 반복됐다는 사실은 분명하다"는 시각
③ 두 시각 모두 "이런 일이 다시 반복돼선 안 된다"는 결론에는 이견이 없다는 공통점
② "의도와 무관하게 결과적으로 지역 비하와 역사 조롱이 반복됐다는 사실은 분명하다"는 시각
③ 두 시각 모두 "이런 일이 다시 반복돼선 안 된다"는 결론에는 이견이 없다는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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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업과 교육 현장에 남겨진 과제
결국 이번 두 사건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역사적 트라우마를 다루는 감수성이 기업의 마케팅 부서든 학생 스포츠 현장이든 충분히 자리 잡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대표이사 경질과 대국민 사과라는 무거운 대가를 치렀고, 배재고는 학생 교육과 공식 사과로 대응했습니다. 두 사례 모두 사후 대응 자체는 신속했다는 평가를 받지만,애초에 이런 표현이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통용될 수 있었던 배경, 즉 역사 교육과 콘텐츠 검수 과정의 허점은 여전히 짚어봐야 할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4. 마무리
스타벅스 '탱크데이'와 배재고의 '스타벅스 가야지' 구호는 겉으로는 전혀 다른 영역, 즉 커피 브랜드의 마케팅과 고교 스포츠 응원 문화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그러나 두 사건 모두 5·18 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국가가 이미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법적으로 정리한 역사적 비극을 가볍게 소비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국가 폭력으로 희생된 시민들의 아픔이 특정 지역에 대한 조롱 정서와 뒤섞여 온라인 밈 문화 속에서 반복 재생산되고 있다는, 더 오래되고 뿌리 깊은 문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 논란을 무조건 '악의적 역사 왜곡'으로만 단정 짓기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 미성년자인 학생 선수의 경우, 정확한 역사적 맥락을 모른 채 또래 사이에 퍼진 표현을 따라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실제로 학교와 협회 차원의 조사와 재발 방지 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볼 필요도 있습니다. 다만 의도가 무엇이었든, 그 표현을 실제로 접한 광주 시민과 광주제일고 선수단이 느꼈을 상처와 모욕감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결국 이번 논란들이 남긴 진짜 질문은 '누가 더 잘못했는가'가 아니라, 기업의 콘텐츠 검수 과정과 학교의 역사 교육 모두에서 이런 일이 왜 걸러지지 않았는가일 것입니다. 앞으로 비슷한 논란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역사적 비극을 다루는 감수성이 마케팅 회의실에서도, 운동장 더그아웃에서도 당연한 상식으로 자리 잡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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