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이나 나스닥100처럼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인데, 한쪽은 ETF로 상장되어 있고 다른 한쪽은 일반 펀드로 팔리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보셨을 겁니다. 같은 자산운용사가 사실상 똑같은 전략을 ETF와 펀드 두 가지 형태로 동시에 내놓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처럼 계좌 목적에 따라 둘 중 무엇을 고르는 게 더 유리한지 헷갈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상품 사례를 통해 이 질문에 답해봤습니다.
목차
1. 같은 전략을 ETF와 펀드로 동시에 내놓는 이유
2. S&P500·나스닥100, 실제로 어떤 ETF·펀드 짝이 있을까
3. 개인연금(연금저축) 목적이라면 어느 쪽이 유리할까
4. 퇴직연금(IRP·DC형) 목적이라면 어느 쪽이 유리할까
5. 마무리
#1. 같은 전략을 ETF와 펀드로 동시에 내놓는 이유
1) ETF는 사실 인덱스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킨 것
ETF(상장지수펀드)는 특정 지수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인덱스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도록 상장시킨 상품입니다. 즉 운용 원리 자체는 일반 인덱스 펀드와 거의 같고, 거래되는 장소와 방식만 다르다고 보면 됩니다. 인덱스 펀드는 하루 한 번 정해지는 기준가격으로 자산운용사·판매사를 통해 거래되는 반면, ETF는 장이 열려 있는 동안 실시간 가격으로 증권사 계좌에서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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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판매 채널이 다르기 때문
자산운용사가 같은 전략을 굳이 두 가지 형태로 나누는 가장 큰 이유는 판매 채널의 차이에 있습니다. ETF는 증권사 계좌가 있어야만 매매할 수 있는 반면, 일반 인덱스 펀드는 은행이나 보험사 창구에서도 가입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증권사 계좌 없이 은행 창구에서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층이 적지 않기 때문에, 같은 전략을 펀드 형태로도 만들어두면 그만큼 접근할 수 있는 고객군이 넓어지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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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동 적립식 투자와 계좌 호환성 때문
일반 펀드는 매달 정해진 날짜에 자동으로 매수되는 자동이체 적립식 투자 설정이 오래전부터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반면 ETF는 매매할 때마다 직접 주문을 넣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초보 투자자나 매달 자동으로 저축하듯 투자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펀드 쪽이 더 편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연금저축보험이나 신탁형 퇴직연금처럼 애초에 실시간 매매가 불가능한 계좌 구조에서는 ETF 자체를 담을 수 없기 때문에, 이런 계좌를 위해서라도 펀드 버전이 별도로 필요합니다.
#2. S&P500·나스닥100, 실제로 어떤 ETF·펀드 짝이 있을까
1) 삼성자산운용 - KODEX 미국S&P500과 삼성미국S&P500인덱스 펀드
삼성자산운용은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미국S&P500 ETF를 운용하는 동시에,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삼성미국S&P500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이라는 일반 펀드도 별도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두 상품 모두 S&P500 지수 수익률을 따라가는 것이 목표라는 점은 같지만, 하나는 거래소에 상장된 ETF이고 다른 하나는 클래스(A/C/Ce 등)별로 나뉘어 은행·증권사 창구에서 가입하는 일반 펀드라는 점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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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미래에셋자산운용 - TIGER 미국나스닥100과 미래에셋미국나스닥100인덱스 펀드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TIGER 미국나스닥100 ETF와 함께, 같은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미래에셋미국나스닥100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UH)이라는 일반 펀드를 나란히 운용하고 있습니다. 신한자산운용 역시 S&P500을 추종하는 SOL 미국S&P500 ETF와 함께 신한미국S&P500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UH)[주식-파생형]이라는 펀드를 함께 내놓고 있어, 이런 ETF·펀드 병행 출시가 특정 운용사만의 사례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흔한 패턴임을 보여줍니다.
운용사
ETF (거래소 상장)
인덱스 펀드 (일반 판매)
삼성자산운용
KODEX 미국S&P500
삼성미국S&P500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미국나스닥100
미래에셋미국나스닥100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
신한자산운용
SOL 미국S&P500
신한미국S&P500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
※ 각 운용사 공식 홈페이지 상품 정보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정확한 클래스명과 보수는 가입 전 운용사 홈페이지나 펀드다모아에서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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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보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같은 지수를 추종해도 ETF와 펀드의 총보수는 차이가 꽤 큽니다. 2025년 하반기 기준 TIGER 미국S&P500과 TIGER 미국나스닥100의 총보수는 연 0.0068%,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은 연 0.0062%,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와 KB자산운용의 RISE는 연 0.0047% 수준까지 낮아진 상태입니다. 반면 일반 인덱스 펀드는 판매보수가 별도로 붙는 구조이다 보니, 같은 지수를 추종하더라도 ETF보다 총보수가 높게 책정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이 차이는 장기 투자로 갈수록 수익률 격차로 누적되기 때문에, 비용에 민감한 투자자라면 무시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 ETF 보수 데이터는 2025년 7월 이데일리 기사 및 2025년 11월 딜사이트 기사를 기준으로 했으며, 이후 각 운용사의 보수 인하 경쟁으로 수치가 달라졌을 수 있으니 최신 보수는 운용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3. 개인연금(연금저축) 목적이라면 어느 쪽이 유리할까
1) 연금저축펀드 계좌에서는 둘 다 자유롭게 담을 수 있다
개인연금인 연금저축은 펀드, 보험, 신탁 세 가지 형태가 있는데, 이 중 ETF와 일반 펀드를 모두 매매하려면 증권사에서 연금저축펀드 계좌를 개설해야 합니다. 은행이나 보험사에서 가입한 연금저축보험·신탁으로는 ETF 매매가 불가능합니다. 연금저축펀드 계좌 안에서는 퇴직연금과 달리 위험자산 투자 한도 자체가 없어서, ETF든 일반 펀드든 원하는 비중만큼 자유롭게 담을 수 있습니다. 다만 레버리지·인버스 ETF처럼 장기투자에 부적합한 상품은 연금저축 계좌에 담을 수 없다는 제한은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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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비용과 세제 혜택을 고려하면 ETF 쪽이 조금 더 유리하다
연금저축은 노후 자금을 목적으로 하는 장기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매년 쌓이는 보수 차이가 20~30년 뒤에는 상당한 금액 차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ETF의 총보수가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일반 펀드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순수하게 비용만 놓고 보면 ETF가 조금 더 유리합니다. 게다가 연금저축계좌를 통한 ETF 매매 시 발생하는 위탁매매수수료는 비용으로 인정되어 별도의 세제상 불이익이 없다는 점도 금융당국이 명확히 한 바 있습니다.
반대로 매달 일정 금액을 자동으로 적립하고 싶거나, 직접 매매 타이밍을 신경 쓰고 싶지 않은 투자자라면 자동이체 적립식 매수가 가능한 일반 펀드 쪽이 관리 부담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결국 비용 효율을 우선한다면 ETF, 관리 편의성과 자동화를 우선한다면 펀드라는 선택 기준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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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반 계좌보다 연금계좌가 유리한 이유
여기서 '위탁매매수수료'나 '과세이연' 같은 용어가 낯선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면, 위탁매매수수료는 증권사를 통해 주식이나 ETF를 사고팔 때 내는 거래 비용을 말하고, 과세이연은 지금 당장 내야 할 세금을 나중으로 미뤄주는 제도를 뜻합니다. 일반 증권 계좌로 해외 지수 ETF에 투자하면 매매차익에 배당소득세(15.4%)가 곧바로 부과되지만, 연금저축 계좌를 통해 같은 ETF에 투자하면 이 과세를 인출 시점까지 미룰 수 있고, 나중에 연금으로 수령하면 3.3~5.5%의 낮은 연금소득세만 부담하면 됩니다. 같은 상품이라도 어느 계좌에 담느냐에 따라 세금 부담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은 ETF와 펀드를 비교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4. 퇴직연금(IRP·DC형) 목적이라면 어느 쪽이 유리할까
1) 퇴직연금은 연금저축과 달리 위험자산 한도가 있다
퇴직연금(DC형·IRP)은 연금저축과 달리 위험자산 투자 한도가 최대 70%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위험자산'이란 주식처럼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실적배당형 상품을 뜻하는데, 주식 비중이 50% 이상인 ETF나 펀드는 위험자산으로 분류되어 이 70% 한도 안에서만 투자할 수 있고, 나머지 30%는 예금이나 원리금보장형 상품 등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합니다. 다만 이 70% 한도를 폐지하거나 단계적으로 확대하자는 논의가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 사이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어, 향후 제도가 바뀔 가능성은 열려 있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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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증권사 계좌라면 ETF, 은행·보험사 계좌라면 펀드가 현실적인 선택
퇴직연금에서 ETF를 실시간으로 매매하려면 증권사 IRP·DC 계좌가 필요합니다. 일부 은행과 생명보험사도 신탁을 활용해 ETF 상품을 제공하지만, 실시간 매매는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은행이나 보험사에서 퇴직연금을 운용 중이라면 사실상 일반 펀드 위주로 상품을 고를 수밖에 없고, 증권사 계좌로 이전했을 때 비로소 ETF까지 선택지에 들어오게 됩니다.
비용 측면에서는 개인연금과 마찬가지로 ETF의 총보수가 낮은 경우가 많아 장기적으로 유리하지만, 퇴직연금은 위험자산 70% 한도 안에서 여러 상품을 조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실시간 매매가 가능한 ETF가 리밸런싱(자산 비중 재조정)에 더 편리하다는 점도 고려할 만합니다. 반대로 디폴트옵션처럼 자동으로 자산이 배분되는 방식을 선호한다면, 펀드 중심으로 구성된 상품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1) 계좌 목적별 선택 요약
① 연금저축펀드: 위험자산 한도 없음 → 비용 절감을 원하면 ETF, 자동 적립을 원하면 펀드
② 퇴직연금(증권사 계좌): 위험자산 70% 한도 있음 → ETF와 펀드 조합으로 리밸런싱 가능
③ 퇴직연금(은행·보험사 계좌): ETF 실시간 매매 불가 → 사실상 펀드 위주로 선택
5. 마무리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데도 ETF와 펀드 두 가지 형태로 나오는 이유는, 결국 거래 방식과 판매 채널이 다르기 때문이었습니다. ETF는 거래소 상장 덕분에 총보수가 낮고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고, 펀드는 은행 창구 접근성과 자동 적립식 투자 편의성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개인연금(연금저축)은 위험자산 한도가 없는 만큼 비용에 민감하다면 ETF를, 자동화된 적립을 원한다면 펀드를 선택하면 됩니다. 퇴직연금은 계좌를 개설한 금융회사가 증권사인지 은행·보험사인지에 따라 애초에 선택 가능한 상품 범위가 달라지므로, 이 부분부터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결국 정답은 하나로 정해져 있다기보다, 본인이 가입한 계좌의 구조와 투자 성향에 맞춰 판단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접근입니다.